집된장 한 통 담그면 든든한데, 막장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 별미잖아요. 강원도와 충청 일대에서 자주 담가 먹는 막장은 된장보다 묽고 단맛도 살짝 도는 게 특징이거든요. 쌈장처럼 그냥 찍어 먹어도 맛있고, 찌개나 비빔에 한 숟갈 풀어도 깊은 맛이 나지요. 오늘은 메주가루부터 비율, 보관까지 막장 만드는 법을 차근차근 풀어 드리겠습니다.
먼저 재료부터 정리해 볼게요. 가장 보편적인 비율은 막장용 메주가루 2kg에 고추씨 가루 600g 정도예요. 여기에 곰팡이 방지용으로 소주 반 병, 그러니까 180ml 정도를 넣어 주시면 한결 안전합니다. 좀 더 풍성한 맛을 원하시면 볶은 백태 가루 360g, 찹쌀밥 600g, 조청 500-600g, 멸치액젓이나 국간장 300g, 김칫국물 120g까지 더해 주는 방식도 있어요. 처음 도전하시는 분이라면 기본 비율부터 익히신 다음 다음번에 응용 재료를 추가해 보시길 권해 드릴게요.
메주가루는 막장 전용으로 곱게 빻은 것을 고르시는 게 좋습니다. 일반 된장용 메주가루보다 입자가 훨씬 고와서 막장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을 살릴 수 있거든요. 시중에서 막장용으로 판매되는 제품을 사용하시거나, 직접 메주를 빻으실 거라면 체에 한 번 더 내려 굵은 입자를 걸러 주시면 됩니다.
물 비율도 중요해요. 메주가루 500g 기준으로 물 1리터 정도가 적당한데, 너무 묽으면 발효 중에 곰팡이가 피기 쉽고, 너무 되직하면 양념이 골고루 섞이지 않거든요. 손가락으로 떴을 때 천천히 흘러내리는 정도, 그러니까 진한 죽 정도의 농도라고 생각하시면 감이 잡히실 거예요. 물은 한 번에 다 붓지 마시고 조금씩 부어가며 농도를 맞추시는 게 안전합니다.
섞는 순서는 메주가루와 고추씨 가루를 먼저 큰 볼이나 항아리에 넣고 골고루 비벼 주세요. 가루끼리 잘 섞인 뒤에 물을 천천히 부어 가며 덩어리지지 않도록 풀어 주시면 됩니다. 찹쌀밥이나 조청 같은 단맛 재료를 추가하실 거라면 이때 함께 넣어 주세요. 찹쌀밥은 식힌 뒤에 넣어야 발효 균에 무리가 가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소주를 둘러 부어 주시면 윗면에 곰팡이가 피는 걸 막아 줍니다.
이제 발효 단계예요. 막장 담은 항아리나 용기 입구에 깨끗한 면보를 씌우고 뚜껑을 살짝 덮어 두시면 됩니다. 일주일 정도는 베란다나 다용도실처럼 통풍이 잘 되면서도 직사광선은 피한 곳에 두세요. 날씨가 너무 춥다면 실내 서늘한 자리도 괜찮아요. 첫 일주일이 1차 저온숙성 구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후 본격적인 숙성은 3개월 정도 잡으시면 무난해요. 항아리에 망을 씌워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막고, 아침에는 뚜껑을 열어 햇볕과 바람을 쐐 주고 저녁에는 닫아 주는 식으로 관리해 주세요. 가끔 위에 흰 곰팡이가 살짝 보일 수 있는데, 표면만 살살 걷어내고 소주를 한 번 더 둘러 주시면 안쪽 막장은 멀쩡해요. 검은 곰팡이나 푸른 곰팡이가 광범위하게 퍼졌다면 그 부분은 과감히 도려내야 합니다.
6개월쯤 지나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냉장고로 옮겨 저온 숙성을 이어가 주세요. 냉장고에서 오래 두면 발효가 천천히 진행되면서 단맛과 감칠맛이 한층 깊어지거든요. 이렇게 1년쯤 묵은 막장은 그 자체로 별미라 쌈장 대신 그냥 떠서 찍어만 먹어도 밥 한 공기가 후딱 사라집니다. 처음 한 번이 어렵지, 한 번 담가 두면 두고두고 든든한 밑반찬 역할을 해 주는 게 막장이지요. 올해는 직접 한 번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