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나무순을 활용한 전통 요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엄나무순은 봄이 되면 잠깐 얼굴을 내미는 진짜 귀한 재료예요. 향이 강하면서도 쌉싸래한 맛이 입맛을 돋워서, 예전부터 산나물 반찬 중에서도 인기 있었죠. 특히 전통 요리에서는 약초처럼 여겨질 만큼 몸에 좋은 식재료로 대접받았어요. 오늘은 엄나무순을 활용한 전통 요리 몇 가지를 소개해볼게요.
먼저 떠오르는 건 ‘엄나무순 된장무침’이에요. 데친 엄나무순을 된장, 들기름, 다진 마늘 약간만 넣고 조물조물 무쳐내는 건데요, 아주 간단하면서도 엄나무순의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너무 자극적인 양념은 오히려 맛을 죽이니까 최소한으로만 넣는 게 포인트예요.
또 하나 자주 만들어 먹던 게 ‘엄나무순 나물국’이에요. 멸치나 사골 육수에 엄나무순을 넣고 한소끔 끓여내면 구수한 향이 퍼지는데, 밥 말아 먹기 딱 좋아요.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아주 살짝만 해도 깊은 맛이 나요. 예전 시골에서는 아침밥상에 자주 올라오던 국 중 하나였다고 해요.
‘엄나무순 전’도 있어요. 데쳐서 물기 뺀 엄나무순을 밀가루랑 달걀 옷 입혀 지져내는 방식인데, 향은 그대로 살리고 쓴맛은 많이 줄어들어서 아이들도 비교적 잘 먹더라고요. 이건 제사상이나 특별한 날에 부침으로도 올렸던 메뉴예요.
마지막으로 ‘엄나무순 장아찌’도 있는데요. 이건 데친 엄나무순을 간장, 식초, 설탕을 섞은 양념에 절여서 보관해두는 방식이에요. 며칠만 지나도 밥도둑이 따로 없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서 예전에는 저장식으로도 많이 담갔어요.
이렇게 보면 엄나무순은 단순히 나물로만 먹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예요. 요즘은 잘 접하기 어렵지만, 한 번쯤 전통 방식을 따라 해보면 봄의 맛이 훨씬 더 특별하게 느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