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Q&A

점심의 어원은?

아주더운여름날 2025. 4. 19. 14:36

원래 한자어로 點心(점심)에서 왔는데요, 여기서 ‘點’(점)은 ‘찍다’, ‘작다’는 뜻이고, ‘心’(심)은 ‘마음’ 혹은 ‘마음을 달랜다’는 의미로 쓰였어요. 그래서 點心은 '마음을 잠깐 달래는 가벼운 음식’, 즉 간식 정도를 의미했죠.

원래는 지금 우리가 말하는 '점심밥'이 아니라 아침과 저녁 사이에 간단히 먹는 음식이란 뜻이었어요. 중국이나 조선 시대에도 '점심'은 지금처럼 한 끼 식사를 말하는 게 아니라, 차나 떡 같은 간단한 음식이었어요. 지금도 중국에서는 '딤섬(點心)'이라고 해서 찐만두나 간단한 요리들을 그렇게 부르잖아요? 바로 그 점심이에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에서는 ‘점심’이라는 말이 하루 세 끼 중 가운데 끼니를 뜻하게 되었고, 지금처럼 아침-점심-저녁으로 자리 잡은 거예요. 그러니까, 간식이었던 점심이 진짜 밥이 된 거죠. 약간 출세(?)한 단어라고 할 수 있어요.

예전엔 하루 두 끼를 먹는 경우가 많았어요. 아침(조식)과 저녁(석식)이 중심이었고, 그 중간에 출출하니까 ‘점심(點心)’으로 간단히 요기하는 문화가 있었던 거죠. 그런데 조선 후기~근대에 들어서면서 농사나 노동 중심의 삶이 일반화되고, 사람들이 에너지를 더 많이 쓰게 되면서 세 끼 식사가 필요해졌어요.

그래서 아침을 일찍 먹고 나면 정오 무렵에 허기가 지니까 자연스럽게 그때 먹는 '간식’이 점점 무거워지고, 어느새 ‘한 끼 식사’로 격상된 거예요.

또 하나는 시간 개념의 변화예요. 예전엔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맞춰 살았기 때문에, ‘정오’라는 개념도 희미했는데, 시계 문화가 들어오고 정확한 시간 개념이 생기면서, '정오 즈음에 먹는 식사'로서의 점심이 고정되기 시작했죠.